2013년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강연장에
다녀왔습니다. 올 한해 100회 강연이 이뤄질 예정인데
벌써 28번째 강연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연세가 71세이신 할아버지가 법륜스님에게
질문한 내용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할아버지는
강연이 시작되자 가장 첫 번째로 손을 번쩍 들어
질문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죽을 때 기분 좋게 웃으면서 죽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스님은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예쁘다”
며 잘 늙는 방법에 대해 다섯가지 지침을
일러주었습니다.
너무나 명쾌한 답변에 질문한 할아버지는
“가슴이 뻥 뚫렸다”며 화답했습니다. 저는 이와 같이
들었습니다.
- 질문자 : 저는 지금 나이가 칠 학년 일반입니다.
조금 부족하지만 열심히 산다고 살았습니다.
그런대로 대가없이 살아왔다 이렇게 생각되는데,
이제 죽을 때도 기분 좋게 웃으면서 죽을 수 있는
그런 길이 없을까요?
- 법륜스님 : 죽을 때 웃으면서 죽을 수 없겠느냐?
늙을 때 잘 늙으면 됩니다. 늙을 때 잘 늙어야 돼요.
낙엽이 떨어질 때 두 종류가 있어요. 잘 물들어서
예쁜 단풍이 되기도 하고, 쭈그러져서 가랑잎이
되기도 하거든요. 잎이 아름답게 물들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첫째, 제가 이런 말을
만들었는데 한번 따라해 보세요.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예쁘다." 그래요?
- 대중들 : 예
- 법륜스님 : 봄꽃은 예쁘지만 떨어지면 지저분해요.
그래서 주워 가는 사람이 없어요. 빗자루로 쓸어
버리지요.
그런데 잘 물든 단풍은 떨어져도 주워가죠. 때로는
책갈피에 껴서 오래 간직하기도 하죠. 그러니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예뻐요. 잘 늙으면 청춘보다
더 낫다
이런 얘기예요.
그런데 잘 늙는 게 어떤 것이냐 이게 문제요.
젊어서는 어때요? 이것도 팍 하고,
저것도 팍 하고,
욕심을 내서 막 하면 사람들이 나쁘다고
안 보고
‘야망이 있다’ 이렇게 말해요.
사람들이 좋게 해석을 해줘요.
그런데 나이 들어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이러면 야망이 있다 안 그러고 뭐라고 그래요?
‘노욕을 부린다’ 이래요.
추하다 이렇게 말해요. 그래서 첫째,
욕심을 좀 내려 놔야 돼요.
첫째가 뭐라고요?
- 대중들 : 욕심을 내려놔라
- 법륜스님 : 욕심을 좀 내려 놔라.
아무리 의욕 있고
하고 싶어도 나이 들면 욕심을 부리면 안돼요.
아름답게 느껴지지 않고 추하게 느껴진다.
인생을
갈무리해야 돼요. 그래서 욕심을 부리지 마라.
내일 죽을지 모레 죽을지 모르니까 아무것도
안하고
놀아야 된다 이런 얘기가 아니라 욕심은 부리지
마라 이겁니다.
둘째, 젊을 때는 막 산을 오르거나 일을 하거나
무리하거나
과로해서 쓰러져도 2,3일 쉬거나 병원에
입원하거나 하면 금방 낫습니다.
그런데 늙어서 과로하면 안 돌아와요. 그러니까
가을비처럼 한번 비가 오면 확 추워지듯이
과로해서
한번 쓰러지면 그냥 팍팍 늙어 버려요.
그래서 아무리 의욕이 있어도 절대로 과로하면
안 됩니다. 놀아라 이 뜻이 아니에요. 이제 우리
체질에 맞게 해야 된다는 겁니다.
셋째, 젊을 때는 술을 많이 먹고 취해서
토하고
해도 몇일 있으면 일어납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 술을
과하게 먹거나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건강도 해치고 남이 봐도 추합니다.
그래서 과음 과식을 하면 안 됩니다.
이런 얘기예요.
넷째, 젊은 애들은 재잘재잘 말을 많이
하면 귀엽습니다.
그런데 나이 들어서 말이 많으면 어때요?
귀여운게 아니라 다 싫어해요. 그래서 말을
줄여야 돼요. 특히 잔소리를 안해야 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잔소리 하는 게 특징
중에 하나예요. 왜 그럴까? 아는 게 많기 때문에.
아는 게 많기 때문에 ‘아이고 저러면 안되는데,
저거 어쩌지’ 이렇게 걱정이 많아져요.
그걸 입으로 다 표현하면 젊은 사람들이 싫어해요.
그래서 입을 닫아야 됩니다. 만약에 자꾸 말하고
싶으면 뭘 한다? 염불을 해라. (청중 웃음 하하하)
다섯째, 옛날에는 나이가 들면 재산을 다
자식한테
물려주고 뒷방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자식이 부모를
받들고 살아갑니다. 걱정이 없습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나는 부모에게 잘 공경하고 살았는데 내
자식은 나한테 그런 식으로 안하는 시대에
돌입해 있어요.
그래서 재산을 다 자식한테 물려줘 버렸는데
만약에
자식이 사업하다 실패하거나 하면 내가 길거리에
나 앉게 됩니다. 젊었을 때는 길거리에 나 앉아도
다시 도전하면 됩니다.
텐트치고 살아도 불쌍하게 안보입니다.
젊을 때 고생은 돈 주고 사서라도 하는
거야 하면서
괜찮아집니다. 그런데 늙어서 오갈 곳 없이
길거리에
나 앉아 있으면 그것 또한 추한 모습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절대로 재산을 자식한테 다
물려주면 안 됩니다.
만약 시골 살림을 살고 있다면 집은 남겨두어야
합니다.
논도 두세 마지기 양식이 될 건 남겨야 되고,
밭도 한마지기 정도 채소 갈아 먹을 건 남겨
놓아야 돼요.
이건 절대로 주면 안돼요.
아무리 죽는 소리를 해도 주면 안돼요.
그렇게 자기 삶에 최소한의 단도리를 해야
합니다.
잘 살겠다는 게 아니에요. 도시에 산다면
방 한 칸은
가지고 있어야 되고, 라면이라도 끓여
먹을 돈을
자기가 미리 확보하고 있는 게 낫다.
큰 돈 필요 없습니다.
그래야 늙어서 추하지가 않다. 이 정도만 딱 간직하고
그냥 유유자적하게 살면 늙는 게 전혀 문제가
아닙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